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4년 전, 경기 고양시에서 낡은 온수관이 터지며 1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었죠. <br> <br>신도시를 조성하면서 곳곳에 난방 온수관을 묻었는데, 수십년 지난 지금 낡은 관이 언제 터질지 몰라 발 밑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.<br> <br>다시 간다, 남영주 기자입니다.<br><br>[기자]<br>인도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시민. <br> <br>뒷편 차로에서는 수증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릅니다. <br> <br>수증기 아래에선 흙탕물이 인도 쪽으로 빠르게 몰려옵니다. <br> <br>시민들이 놀라 뒷걸음 치지만 수증기는 더 짙어지고, 흙탕물은 금세 인도 위로 들이닥칩니다. <br> <br>운전자들은 펄펄 끓는 물 한가운 고립돼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미치겠다. 뜨거워. 재앙이네." <br> <br>경기 고양시 백석역 주변 차도 밑의 온수관이 파열된 건 4년 전인 지난 2018년. <br> <br>이 사고로 차량 운전자 1명이 숨지고 56명이 화상을 입었습니다. <br> <br>[사망자 지인] <br>"뜨거운 물에서 나오는 게 쉽지 않았을 거예요.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." <br> <br>[화상 피해자] <br>"나도 죽을 지경이었는데. 물이 폭발해서 들어오니까 화상을 입은 거죠." <br> <br>온수관이 매설된 건 사고 27년 전인 지난 1991년. <br> <br>온수관 용접 부위 덮개가 떨어져나가면서, 100도 가까이 되는 고압의 난방수가 도로를 뚫고 분출된 겁니다. <br> <br>하지만 누수 감지선이 작동하지 않아 온수가 차단되기까지 1시간 반이나 걸렸습니다. <br><br>감사원 조사가 이어졌습니다. <br> <br>백석역 사고처럼 누수가 발생해도 감지하지 못하는 구간이 한국지역난방공사 배관의 25%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. <br> <br>특히 고양과 분당 등 1기 신도시는 이런 구간이 50%에 가까웠습니다. <br><br>난방공사가 백석역 일대와 같은 공법으로 시공된 온수관 443곳의 용접 덮개를 긴급 보수했지만, 주민 불안은 여전합니다. <br> <br>[사망자 지인] <br>"솔직히 겁나죠. 거기가 터졌는데 다른 데는 안 터진다는 법이 있어요?" <br> <br>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사 관계자 등 3명도 오늘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. <br> <br>노후 온수관 파열 사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. <br> <br>지난 5월엔 경기 고양시, 어제는 서울 상계동에서 온수가 누출됐는데 모두 25년 이상된 노후관이 파열된 사고였습니다. <br> <br>지난 5년간 난방공사가 관리하는 온수관의 파열 사고는 10차례 있었는데 7건이 노후관 파열이었습니다. <br><br>[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] <br>"20년 이상 배관의 비중은 조금씩 늘어날 수밖에 없거든요." <br> <br>난방공사가 전국에 깐 2,500km의 온수관 중 20년 넘은 노후관은 37%에 이릅니다. <br> <br>서울은 노후관 비율이 절반도 넘습니다. <br><br>백석역 사고 이후 2025년까지 교체가 시급한 온수관으로 분류된 구간은 101km. <br><br>이 가운데 실제로 교체된 온수관은 62km 구간입니다. <br> <br>전문가들은 재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는 대형 온수관을 중심으로 상시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. <br> <br>[전환돈 / 서울과기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] <br>"노후화는 막을 수 없습니다. 그 대신 누수를 빨리 찾는 게 중요한 거죠. 찾은 다음에 빨리 대응해서 피해를 줄이는 겁니다." <br> <br>낡아가는 도시 인프라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다시 간다 남영주입니다. <br><br>PD : 홍주형 <br>AD : 나난현<br /><br /><br />남영주 기자 dragonball@ichannela.com